The World is full of beauty
I don't make the world beautiful.
The world is beautiful.
Just remember,
however hard things get,
however much you feel like you're struggling,
the world is full of beauty.
And it's up to you to capture it.
To look and share it with as many people as you can.
이달 초에 봤던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영화의 대사가 계속 마음에 밟힌다. 영화의 주인공인 루이스 웨인은 참으로 기구한 인생을 살아간다. 어린 나이에 일가족의 가장이 되고, 너무나 사랑했던 아내는 결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생을 떠났으며, 그녀와 함께 키우며 의지했던 고양이도 죽는다. 여동생은 정신병에 걸렸다. 어머니도 죽는다. 투자로 거액을 날리고 그의 작품은 무단 복제, 판매되어 수익이 되지 않았다.
고양이 그림을 그린 화가 루이스 웨인은 19세기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당대 미술계의 유명인사였던 실존인물이다. 6남매 중의 유일한 아들이었던 그는 20살 때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남은 가족들을 혼자서 부양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프리랜서 미술가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여동생들의 가정교사였던 열살 연상의 에밀리 리처드슨과 결혼하여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다. 그가 너무나 사랑했던 그의 아내는 수많은 부담감을 떠안고 살아가고 있는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에밀리는 결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방암에 걸려 3년 만에 생을 마감한다.
영화에서 그녀 없이 혼자 남겨질 두려움에 힘들어하는 그에게, 그녀 덕분에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하는 루이스 웨인에게 그의 아내 에밀리는 이렇게 전한다.
내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게 아니야, 루이스. 세상은 원래 아름다운 걸. 나도 당신 덕분에 그걸 볼 수 있었어. 기억해,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아무리 인생이 고되게 느껴져도.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단 걸. 그걸 포착하는 건 당신에게 달린거야. 그걸 보는 것도. 최대한 많은 사람과 나누는 것도.
현명했던 그녀와의 마지막 대화를 통해 그가 파란만장한 제 2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면 그것만큼 영화 같은 이야기가 더 있을까. 하지만 이후에 펼쳐진 그의 일생은 전혀 아름다운 영화 같지않았다. 인생이 정말 이럴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돈을 많이 벌지도 못했고, 잇따르는 지독한 악재들로 짓이겨질 것 같은 고통에 몸서리쳐야했다. 귀여웠던 그의 그림은 점점 난해하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어졌으며, 사람들은 그의 정신이 점점 붕괴되어 갔다고 평가했다.
허울 좋은 이야기와 현실은 다를 수 밖에 없는 걸까. 그는 영화 속 인물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세상 속의 사람이었다. 영화같은 이야기들은 결국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걸까. 이야기를 듣는 내내 그가 참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 저렇게까지 고달플 수가 있을까. 과연 나는 이겨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세상은 아름답다는 이야기가 계속 마음 속에 남는다. 아무리 힘들고 슬퍼도 아름다운 세상이라니 참 뻔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무엇 하나 딛고 일어서기도 힘들만큼 무너진 순간에 세상이 아름답다는 그 뻔뻔한 믿음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뻗어나오는 한 줄기 빛이 되어줄 수 있다면 우리는 길을 따라서 조금 더 걸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우리에게는 이젠 진부할 정도로 널리 퍼진 이야기가 있다. 세상이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는 말은 그보다 조금 더 낭만적인 표현이 아닐까. 아무리 힘든 일도, 슬픈 일도, 어려운 일도 우리로 하여금 포기하게 할 수는 없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우리는 무지막지하게 설레이는 일들과 무궁무진한 가능성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는 걸.
오늘이 힘들다고 내일도 힘드리라는 법은 없다. 아무리 강한 회오리바람이라도 아침 나절을 넘기지 못하고, 소나기라도 하루종일 내리지 못한다 (표풍부종조 飄風不終朝, 취우부종일 驟雨不終日 - 노자 老子). 대자연조차 계속 그렇게 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고 우리는 꽤나 자주 착각하곤 한다.
인생과 세상의 정답을 찾으려 멀리멀리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리 멀지만은 않을 걸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불안과 우울은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물론 말처럼 쉽진 않다는 것을 알지만 오늘도 다시금 되새겨본다. 매 순간을 가장 즐겁게 사는 것. 세상은 아름답다. 그걸 포착하는 건 우리에게 달린 문제라는 걸.
루이스 웨인 씨가 이제는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